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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다시 사려했지만 하이트USA가 거절했다"

하이트진로 미주법인 진로아메리카(법인장 임규헌ㆍ이하 진로)가 하이트USA(대표 이덕)와의 소송과 관련된 본지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보내왔다. 진로는 2014년 한인 유통업체 하이트USA를 상대로 유통계약 해지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하이트USA도 맞소송을 냈다. 31일 진로 측은 “지난 수년간 하이트진로 제품을 하이트USA를 통해 공급해왔으나 이덕 대표의 여러 가지 불법행위를 인지한 뒤 계약을 해지했다”면서 “법원으로부터 계약 해지가 정당하다는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로 측이 말한 ‘계약 해지 법원 결정’은 본지 확인 결과 ‘약식 판결(summary adjudication)’로 하이트USA측이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진로 측은 소송 배경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자금을 불법 지출하고, 제품 공급 대가로 하위 대리점에 지분을 요구했으며 부당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소송이 진행중이다. 진로 측은 하이트USA의 제품 폐기에 대한 입장도 덧붙였다. 하이트USA는 1년 가까이 보관해온 진로 소주와 하이트 맥주 등 재고 60만 병을 지난 30일 창고 밖으로 꺼내 사실상 폐기했다. 하이트USA는 “법적으로 버리거나 팔 수 없고, 무료로 나눠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진로 측에 되사가라고 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로 측은 “사실과 다르다. 재고를 다시 사오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 대표가 제안을 거절했다”면서 “그 후 1년 이상 방치된 오래된 재고를 재구입할 이유가 없다. 이 대표가 자신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6-09-01

'불공정 조약'이냐…'갑의 탐욕'이냐

하이트진로 미주법인(임규헌·이하 진로)과 한인 유통업체 하이트USA(대표 이덕)간의 소송이 주목을 끌고 있다. 30일 하이트USA측이 1년 가까이 보관해온 진로 소주와 하이트맥주 등 재고 60만 병을 창고 밖으로 꺼내 사실상 폐기 <본지 8월31일자 A-1면>하면서다. 법적으로 버릴 수도 팔 수도 없고, 무료로 공급할 수 없다. 이에 하이트USA측은 이 재고량을 진로 측에 싼 값에 되사가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소송 전 사업 구조=이덕 대표와 진로와의 인연은 1988년 이 대표가 하이트맥주의 전신인 조선맥주에 입사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표는 97년 당시 조선맥주 LA지점장으로 발령받아 현재 하이트맥주의 미주 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그러다 하이트와 진로가 합병하기 2년 전인 2003년 이 대표는 하이트USA라는 주류 유통업체를 따로 설립한다. 이 대표는 "하이트 본사에서 LA지점 철수가 논의돼 차라리 독립해 본격적으로 유통 사업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맥주 유통계약을 하이트측과 체결했다. 이후 하이트와 진로가 합병한 지 1년뒤 인 2006년 이 대표는 통합 미주법인 진로아메리카의 법인장으로 조직에 복귀했다. 이듬해인 2007년 이 대표는 법인장에서 사임하면서 진로 측과 유통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4년 기한으로 하이트맥주의 북미 지역 단독 유통권과 진로 소주의 일부 지역 유통권을 넘겨받는 것이 골자였다. ▶소송 배경=양측간 법정 공방은 2014년 9월 진로 측이 하이트USA를 상대로 유통권 계약 해지 및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진로 측은 2007년 하이트USA와 맺은 미주지역 유통 계약이 '불공정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덕 대표가 미주내 유통 판권을 지키기 위해 사기와 속임수, 뇌물 공여 등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소장에 명시했다. 이 대표는 즉각 맞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그는 "내게서 유통권을 빼앗기 위한 대기업의 '탐욕(greed)'"라고 주장했다. 제조업체 '갑'이 유통업자 '을'을 상대로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불공정 조약 vs 갑의 횡포=소송의 최대 쟁점은 계약의 불공정 여부다. 진로 측은 소장에서 계약조항 3항(지속 기간)과 13항(계약 종료)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두 조항을 종합하면 이렇다. '계약은 4년 만료 후 자동으로 갱신된다. 특별한 이유없이 어느 쪽도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다'. 진로측은 이 계약서가 "이 대표가 진로의 당시 민병규 법인장과 꾸민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이트USA에 유리한 계약을 만들기 위해 이 대표가 민 전 법인장에게 정기적으로 매달 2000달러의 뇌물을 줬다고 소장에 명시했다. 이 대표 측은 돈을 준 것은 시인하면서도 판촉비 명목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 법인장이 손님 접대를 위해 현금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하이트맥주 취급 업소를 찾을 때마다 팁을 주라고 건넸다는 주장이다. 또, 그 대가로 유리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4년 자동 재갱신 계약'은 한국 본사 하이트진로의 박문덕 회장의 허가 하에 이뤄진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이 대표는 법원에 증거서류(Exhibit A)로 '계약해지합의서(Termination Agreement)'를 제출했다. 3페이지 분량의 합의서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의 종전 계약을 종료하고 신규 유통 계약(4년 자동 갱신)을 허가한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장에는 하이트맥주주식회사 박문덕 대표이사와 주식회사 진로 윤종웅 대표이사의 직인이 찍혀있고, 이 대표와 미주법인 진로아메리카의 당시 최상열 법인장이 서명했다. 이 대표는 "재계약 당시 미주법인의 약속만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서울로 가서 계약 내용을 회장님께 재약속 받은 증거"라며 "대기업들이 그동안 한인들이 일군 일터를 통째로 빼앗은 경우를 수도 없이 봤기 때문에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을의 입장에서 생업을 지키기 위한 계약이었다는 주장이다. 진로 측이 접수한 소장에는 박 회장 등의 직인이 찍힌 이 증거 서류가 빠져있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2016-08-31

소주·맥주 60만 병 "너무 쓰다"…한인업자 "하이트진로 본사가 유통권 뺏았다"

30일 오전 10시 LA에서 남쪽으로 12마일 떨어진 창고 지대. '하이트USA(대표 이덕)'에서 지게차가 창고 안팎을 분주히 오가고 있다. 창고 안에 보관하던 참이슬 소주와 하이트 맥주를 꺼내 땡볕이 내리쬐는 창고 밖 건물 외벽 앞에 쌓는 작업이 한창이다. 소주와 맥주의 행렬은 끝이 없었다. 이덕(53) 대표에 따르면 이날 창고밖으로 내놓는 술은 40피트짜리 컨테이너 30개 분량으로 60만 병에 달한다. 하이트진로의 미주 전역 연간 소비량의 1/10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소매가로는 90만 달러를 호가한다. 술을 창고 밖에 쌓아놓으면 변질돼 상한다. 다른 주류도 아니고 국민 소주, 국민 맥주로 불리는 대한민국 대표 술들이 버려지는 배경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정이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미주법인인 진로아메리카(법인장 임규헌·이하 진로)와 하이트USA는 2년째 소송중이다. 하이트USA는 2003년 이 대표가 설립한 개인회사로 진로 측과 유통 계약을 맺고 맥주는 북미 전역, 소주는 가주 등 7개주에 단독 배급해왔다. 그러던 2014년 진로 측은 하이트USA를 상대로 돌연 유통계약 해지 소송을 제기한다. 이 대표가 뇌물 공여, 협박 등 사기를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내게서 유통권을 빼앗기 위한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맞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소송 때문에 이 대표는 하이트진로의 모든 주류를 유통할 수 없게됐다. 문제는 창고에 쌓인 재고였다. 이 대표는 재고를 처분하려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방법이 없었다. 다른 판매처에 팔 수 없었다. 계약과 소송 때문이다. 공짜로 나눠줄까 생각했는데 불법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었다. 연방법상 모든 주류는 허가 받은 폐기처리회사에 비싼 수수료를 주고 넘겨야 한다. 이 대표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하이트 진로는 내 자식 같은 제품이라 버릴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97년 하이트진로 전신인 조선맥주 LA지점장으로 발령와서 거의 30년을 '하이트맨'으로 살았다. 결국 올해초 하이트진로측에 싼값에 넘기겠다고 제안했지만 하이트진로측은 묵묵무답이었다. 그 사이 그는 먹고 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식품과 다른 주류를 지난달 1일부터 유통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창고에 쌓인 하이트진로 재고 때문에 새 물건을 들여놓을 공간이 없었다. 이날 울며겨자먹기로 60만 병의 술을 사실상 폐기하게된 배경이다. 하이트진로측은 재고 물량 구입을 거부한 배경에 대해 "변호사와 상의하라"고 했다. 소송을 맡은 퀸 임마누엘 로펌의 윌 맥키넌 변호사는 본지 통화에서 "소송중인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소송은 소송이고, 제품은 제품 아니냐"면서 "자식 같은 자사 제품을 어떻게 이렇게 외면하고 버릴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의 억울함은 역설적으로 하이트 진로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 97년 당시 조선맥주 LA지점의 연매출은 10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의 노력으로 2015년 연매출은 2000만 달러로 껑충뛰었다. 18년간 200배 성장시킨 셈이다. 그동안 이 대표는 맨발로 발품을 팔며 한집 한집 업소에 세일즈를 했다. 또, 하이트 맥주 병뚜껑을 남몰래 거리에 박고 다닌 일화는 유명하다. 이 대표는 "광고비가 없어 그렇게 해서라도 하이트 맥주를 알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이트 맥주와 진로 소주가 미국시장에 자리잡은 것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한인들이 사랑해주신 덕분"이라면서 "한인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하이트진로의 위상이 추락하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게 하이트는 목숨과 같다. 지난 30년간 가족 말고는 인간 이덕에게 하이트 밖에 없었다"면서 "비록 소송중이지만 난 아직도 하이트를 사랑한다"고 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말하면서 해병대 출신의 강한 남자는 결국 눈물을 뚝뚝 흘렸다. 하이트진로와 헤어진 그는 지금 '헝그리 강냉이'를 판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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